몇 년 만에 만나도 여전히 그대로인 사람들을 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쉴 때가 있다.
변하지 않았어 = 잊지 않았어 = 잃지 않았어
정말 신기하게도 그런 사람들이 세상에 있더라.
언제 만나도 그 모습 그대로인 사람들. 축(=core) 같은 사람들.


물론, 그 반대인 사람들도 있다.
지난 주에 만났던 사람인데도, 이게 그때 그 사람이 맞는지, 동일인물인지
좀 헷갈리게 만드는 사람들.

매사에 내 나름의 이유와 당위를 만들며 소설 쓰기 좋아하는 내 성격상,
그런 사람들을 보며 그 계기가 뭔지 궁금해지는거지.


요즘 들어 그 계기가 가장 궁금한 사람은, 다름 아닌 나 자신이다.

세상의 '찌질러스'한 모든 것들을 다 모아놓은 내 모습을 보면서
내가 어떤 이유로 이렇게 변했을까 생각하는 거다.

변화는 순간이지만, 그 순간을 위한 긴 준비시간이 있었을테니까.
섭씨 100도가 되는 순간에 물은 수증기로 변하지만,
상온에서 그 때까지, 열심히 불을 지피며 기다리던 시간들이 있었을테니까.

난 그 열공급원이 무엇인지가 궁금하고,
정확히 언제부터 내가 다르다고 느꼈는지를 거꾸로 더듬다 보면
그 이유도 알게 되겠지만,
솔직히 그 진실을 마주할 자신은 아직 없다.


정말 까칠해지고, 못되어지고, 성격 드럽고, 말 막 하는,
존내 구린 사람이 되고 있어서,
참기 힘들다 정말. 젠장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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